카테고리 없음

직장 내 따돌림이 우스워지는 마인드세팅 02

이야나 2022. 3. 28. 23:54

'왜 이 회사를 다닐까? 직장을 왜 다닐까?'



이 질문과 대답에서 얻은 경험으로 왕따를 극복했다. 이 경험은 후속편에 이어서 작성하겠다.



매일 아침 힘들게 출근하는 이유가 '직장 동료들과의 친목'은 절대 아닐 것이다. 사실 돈과 재직 중인 산업과 직무에 대한 관심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큰 곳에서 일해서 더 높은 연봉과 더 큰 영향력 있는 직무를 해보고 싶을 것이다. 또는 회사를 나와 나의 것을 차리고 싶을 수도 있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퇴근 후 회사와 대표 욕만 하며 술자리를 가지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나는 직장 내 괴롭힘을 참고 견뎌야 할 때마다 한 행동이 있다. 학자금 대출을 상환했다. 배가 아플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내가 왜 이런 사람한테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의문이 들 때, 장학재단 어플을 켜서 통장에 있는 오십만 원, 백만 원 정도를 바로 상환했다. 이체하면서 느낀다. 그래도 회사라는 곳이 빚을 청산하게 해 준다. 그리고 많은 빚을 빨리 갚기 위해 더 많이 성과를 인정해주는 곳으로 이직이라는 목표가 더 세워진다. 건강한 욕구다.



직장인들의 경쟁력은 회사 밖에서 특히 키울 수 있다. 자격증이나 산업 공부 처럼 직접적인 직무 역량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독서나 운동 등 체력과 인내심, 지구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것들이 모두 예가 된다. 그런데 본인들은 노력하지 않고 회사의 불만만 얘기하며 술만 마신다면? 순간은 공감해주는 사람들 덕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지만 오히려 더욱 스트레스다. 정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인 본인의 현재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기 전, 처음에는 그들이 나를 술자리로 불렀다. 술자리에서 직원 L은 미래에 회사를 때려치고 자신의 가게를 차린다고 했다. 팀장은 이제는 전직장인 대기업 근무 경험을 계속 얘기하며 다른 대기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한다고 했다. 디자이너 역시 이직이 너무 하고 싶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직장인들 다 비슷한 생각을 한다고만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런 술자리가 아주 빈번했다. 나를 제외한 세명의 팀원은 주 5일 근무 중 3일 이상은 그런 술자리를 가졌다. 나에게도 함께 하자고 했지만 거절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며 언제 본인 가게를 준비하고 언제 이직 준비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넘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4명있는 단톡방에서 퇴근 시간 6시가 지나면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요?'라는 톡을 시작으로 술 먹으러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흔했다. 심지어 퇴근 시간인 6시에 바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대표 눈치를 보며 급하지 않은 업무를 30분이상은 자리에 앉아서 붙잡고 있었다. 정작 대표가 없는 근무 시간에는 코까지 골며 잠을 잤으면서 대표가 있는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서야 열정맨으로 변했던 것이다. 점점 핑계를 대며 술자리를 빠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그 4명 톡방은 대화가 오고가지 않았다. 하지만 원룸 사무실에서 디자이너가 피식 댈 때가 있었는데, 그때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다들 웃음을 참으며 키보드를 쳤다. 물론 내 PC카톡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나 없는 단톡방이 있음을 느꼈고 나중에는 그 단톡방에서 나를 조롱하는 이야기가 오고 간 것도 본 적 있다.



술자리에 참여하지 않고 내 업무만 끝나며 6시여도 칼퇴한 것이 직장 내 따돌림의 계기가 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는 누군가 빠진 술자리에서 그 누군가가 안주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료평가 최하점으로 업무가 바뀌고, 상여금을 받지 못했을 때도 만약 시간을 되돌리는 것을 생각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 술자리에 억지로 껴서 내 건강과 시간, 돈, 에너지를 쓰며 그들과 시간을 보냈을까 스스로 물음을 던졌을 때, 내 대답은 '아니오'였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를 따돌린 세명 중 팀장은 능력 부족으로 해고당했다. 디자이너는 새로 입사한 사람과 나와의 트러블 때문에 퇴사 전 누구도 먼저 굳이 말 걸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점심시간도 조용히 혼자 보내다 연봉을 낮추고 이직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아직 나와 같은 회사에 다니지만 더 이상 나를 대놓고 무시하지 않는다.



나는 원하는 조건의 회사에 붙어 대표에게 퇴사 면담을 했다. 대표는 동료평가 자체를 후회했으며 연봉이든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며 계속 붙잡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함께 일할 마케터 1명을 더 구하는 것이었다. 2년 차인 내가 직접 채용 조건 업로드부터 이력서, 면접을 모두 보고 내가 직접 최종 면접에 올릴 지원자를 선정하게 해 주셨다. 그리고 지금 그 마케터와 상호 보완하며 업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훨씬 성장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갖게 되었다.



직장 내 따돌림 가해자들은 불쌍한 우물 안 개구리들이다. 심지어 그 썩은 우물은 고일대로 고여 계속 있다가는 몸이 썩을 것이 분명한데 서로 물장구나 치고 있는 겪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불쌍해진다. 외부 스터디나 취미 모임에 참여하여 열정 넘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나를 괴롭히는 그 개구리들이 안쓰러워진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에게만 물장난 치지 않고 그 좁디좁은 우물에서도 밀어내려고 온갖 행동을 하는 것을 슬퍼할 필요 없다. 오히려 좋다. 나는 방해 없이 천천히 혼자 우물 밖을 나갈 준비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평생직장은 없다. 자의든 타의든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있다. 지금 회사는 더 나은 곳을 가기 위해 스쳐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취할 것만 취해야 한다. 계속 그 우물에 있다가는 피부가 곯아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못할 만큼 몸이 썩게 될 것이다. 물론 썩기 전에 우물 주인의 채에 걸려 썩은 바짝 마른 땅바닥에 버려질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